
내가 사는 곳 근처에 고전독서모임에 가입하게 되었다. 평소에도 고전에 관심이 많았지만 혼자서는 잘 안 읽게 되어 가입하게 되었다. 올해 처음 선정된 책은 나름 얇은 책인 "이반 일리치의 죽음"이었다. 톨스토이 책은 20대 때 전쟁과 평화, 부활(읽었던가..?)을 읽었던 기억이 있다. 장편이다 보니 지치고 읽기가 어려웠던 기억이 있다(개인적으로 재미도 덜 했던 기억이..). 이번 책은 단편이라 그런지 80~90p 정도 되는 분량이었고 비교적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었다. 이 책은 죽음에 가까워지는 주인공 일리치의 내면과 주변 상황을 토대로 죽음에 대해 고민하게 하는 책인거 같다. 아마, 톨스토이 본인도 이 책을 통해 사람들에게 죽음에 대해 더 진지하게 고민하게 하려고 이 책을 썼지 않나 생각한다.
주인공 일리치는 점점 병색이 악화되며 그동안 고민하지 않았던 삶과 죽음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자기가 제대로 삶을 살았는지 지금까지 살았던 삶이 올바른 방향이었는지를 고민한다. 사실 우리가 바쁜 일상을 살아가다 보면 죽음에 대해 그렇게까지 깊게 고민해볼 여유는 없을 것이다. 자신이 큰 사고를 당하거나, 주변에 정말 친했던 사람이 갑자기 돌아가시거나 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는 이상 죽음에 대해 깊게 고민하지는 않는 것 같다. 내가 20대때는 이런 문제에 대해 많이 고민했었던 거 같다. 그래서 방황도 있었고, 취업도 비교적 늦은 나이에 되었던 게 아닌가 싶다. 하지만, 이런 고민은 평생에 걸쳐서 하는 문제이고 중요한 문제이니 제대로 한 번쯤 고민하는 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상황이 닥쳐서 죽음에 대해 생각하기 보다 평소에 미리 이런 생각을 정리해 둔다면 급하게 일이 돌아가더라도(큰 사고나 병을 당하거나 하는 등) 좀 더 여유있게 상황을 받아들이게 되지 않을까 한다. 자기가 제대로 된 삶을 살고 있는지, 내가 중요시 생각하는 게 정말 중요한 일인지 등 말이다. 주인공도 병에 들기 전에 중요하게 생각했던 집안 꾸미기도 병색이 완연해졌을 때는 더 이상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게된 것도 비슷한 맥락이라 생각한다.
이 책에서 또 하나 생각해볼 점은 하인에 대한 점이다. 이 책에서 긍정적으로 비춰지는 인물은 하인 게라심과 일리치의 막내 아들인 거 같다. 톨스토이 책에서는 예전에도 느꼈지만 농노나 하인 계급에 대해 비교적 긍정적으로 묘사한다고 느껴진다.(물론, 모든 하인이나 농노에 대한 건 아니고, 여기서 등장하는 다른 하인에 대해서는 긍정적이지 않았다) 톨스토이가 생각하기에 땀 흘려 노동을 통해 곡식 등을 추수하거나 허드렛일을 하는 하층 계급에 긍정적으로 보는 시선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러시아가 톨스토이 사후에 볼셰비키 혁명을 통해 공산화가 된 것도 하층 계급 사람들에 대한 뿌리 깊은 차별이 원인이 되었을 거라 생각한다. 이런 문제에 대해서도 톨스토이는 문제의식을 가졌다고 생각하며 책들에서 이런 생각이 긍정적인 모습의 하층민들로 묘사된 게 아닌가 생각한다.
전반적으로 짧지만 재미있고 생각할 거리를 제공하는 책이라 생각한다.죽음에 이르는 과정에 대해 궁금하거나 좀 더 죽음에 대해 생각해보고 싶다면 이 책을 한 번쯤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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