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딕은 미국 작가 허먼 멜빌이 19세기에 지은 소설이다. 이 책은 원작이 1000페이지가 넘고, 완전하게 번역하는 경우 1000페이지가 넘어 읽기 어려운 점이 있다. 나 같은 경우 최근 개인 사정상 바쁜 관계로(또는 바쁜다는 핑계로) 300페이지가 안 되는 분량의 축약본을 읽었다. 축약본이지만 소설 속 인물들 묘사나 주요 사건들은 다 다루고 있어 읽기에는 편했다.
이 책은 나(이스마엘)가 1인칭 주인공 또는 1인칭 관찰자 입장에서 쓰여 흰고래 '모비딕'을 쫓는 에이해브 선장과 선원들을 둘러싼 이야기를 다뤘다. 소설이고 긴박감 넘치는 사건들, 흥미로운 인물 묘사 등으로 몰입이 잘 되었고 재밌게 읽었다. 쭉 따라 소설을 읽다보면 결말이 허무하고 비극적으로 끝나 충격을 받는 사람이 없지 않을 거 같다(나 포함). 독서모임에서 작가인 허먼 멜빌이 셰익스피어를 염두에 두고 이 작품을 썼다는 걸 알게 되었는데 처음 들을 때는 몰랐으나 설명을 듣다 보니 이해가 되었다. 비극적인 결말이나 예언, 신비로운 바다 위 현상들 등 셰익스피어에서 따온 듯한 장치들이 곳곳에 있다는걸 깨달았다.
모비딕은 출간 당시에는 별다른 반응을 얻지 못했다. 100부도 안 팔렸던 걸로 알고 있으니 대실패인 셈이다. 하지만, 허먼 멜빌이 사망하고 태어난지 100년이 되는 해가 공교롭게 1차 세계대전 전후였고, 주인공(에이해브 선장)의 광기어린 모비딕에 대한 집착과 집념 등이 세계대전에서 보여줬던 사람들의 모습과 닮아있던게 이 책을 연구했던 사람들에 의해 재조명 되었던걸로 안다. 이런 역주행(?)을 통해 다시 사람들에게 새롭게 알려졌고 오늘날의 고전으로 남을 수 있었다.
누구나 한 번 쯤 애이헤브 선장처럼 광기어린 집착을 갖게 되는 때가 있을 것이다. 나 또한, 취업 준비를 하며 특정 기업에 입사하기 위해 집착적으로 입사를 추구했던 거 같다(주변 만류에도 불구하고.. ㅎㅎ)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 그런 경험을 통해 내 스스로를 더 뒤돌아보게 되고 얻은 점도 있었다. 한 번 쯤은 이런 열정 또는 집착으로 노력한 경험이 훗날 각자의 삶을 사는 데 분명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누군가 그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사람들은 각자 태어났을 때 미친짓 한도가 정해져 있고, 미친짓은 언젠가는 채우게 된다는 것이다. 나 또한 긴 인생에서 비교적 젊은 20대후반~30대 초반에 이런 경험을 했으니 앞으로 삶을 보다 절제되고 균형있는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점에서 나의 경험이 비록 실패로 끝났더라도 실패라고 볼 수 없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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